배달나라 시대에 한웅(桓雄) 천왕이 8음 2문을 수학하였다는 부도지(符都誌)의 기록은,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서서 사해제족(四海諸族)을 순행하며 홍익인간 세상을 실현하기 위한 한 과정으로서 학문을 닦았다라고 하는 것이 된다.
11. 학문의 발전
실제로 배달나라 시대는 심신수련(心身修練)의 철학(哲學)과 천문지리(天文地理)와 역법(曆法) 등의 학문이 융성하던 때이다. 학문을 하는 풍조가 생긴 것은 사람들이 본성을 깨닫지 못하고 혼매하게 되어 배우지 아니하고서는 알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부도지에서는 적고 있다.
서기전3897년경 한국(桓國)에서 반고(盤固)라는 자는 술법(術法)을 좋아하여 10간(干) 12지(支)의 (神將)이끌고 삼위산(三危山)으로 가서 제견(諸畎)의 가한(可汗)이 되었다라고 하는 반면, 한웅천왕(桓雄天王)은 삼사오가(三師五加)와 무리 3,000을 이끌고 태백산(太白山)으로 가서 개천(開天)하였다 하는 바, 개천은 하늘나라와 땅나라를 연결하였다는 뜻으로 하늘의 뜻을 땅에 실현함을 의미한다.
물론 한웅천왕은 한국의 정치종교와 문화제도 등을 정통으로 계승하였던 것이며, 한국시대에 이미 사용되고 있었던 10간 12지의 역법(曆法)을 가지고 왔던 것이 된다.
서기전3897년경 한웅천왕이 호족과 웅족의 난을 평정하는 과정에서 쑥과 마늘을 나누어 주고 100일동안 굴속에서 언행을 삼가라 하였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을 깨닫고 완전한 인간이 되도록 가르친 심신수련법(心身修練法)이 된다.
한국시대와 배달나라 시대에 심신수련의 경전(經典)이 곧 천부경(天符經), 삼일신고(三一神誥), 참전계경(參佺戒經)이다. 특히 전(佺)이라는 글자가 완전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며, 계율(戒律)로써 진정한 인간이 되도록 하는 가르침이 참전계경인 것이다.
삼일신고는 완전한 인간을 넘어서서 신(神)과 일체가 되는 종교적 철학적 가르침을 담고 있으며, 소위 신선도(神仙道)의 핵심적인 가르침이 된다.
천부경은 천지만물의 창조(創造)와 진화(進化)와 원시반본(元始反本)의 원리가 담긴 역(易) 철학적 가르침이 된다. 따라서 역법(曆法)은 물론 우주만물(宇宙萬物)의 무한순환(無限循環) 상생(相生)의 원리가 여기서 나오며, 과학적 원리는 물론 초과학적 원리를 담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천부경은 무(無)와 유(有)의 관계, 절대적 유(有)와 상대적 유무(有無)를 명백히 밝히고 있는 철학적 가르침이며, 우주만물이 원래 하나(一)라는 변하지 않는 진리(眞理)와 모든 것은 변(變)한다는 진리를 81자 속에서 모두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천부삼경(天符三經)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고 따르며 심신수련을 통하여 신선(神仙)의 경지에 이르고, 하늘과 땅과 사람이 원래 하나라는 이치를 깨달아, 이화세계(理化世界), 만물평등(萬物平等), 제족자치(諸族自治), 홍익인간(弘益人間) 등의 철학을 인간세상에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서기전3533년 출생하여 서기전3511년에 천왕(天王)이 된 배달나라 5대 태우의(太虞儀) 한웅(桓雄)은 묵념(黙念)으로 마음을 맑게 하고, 숨을 고르게 하여 정기(精氣)를 보존케 함으로써 오래 살게 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이러한 묵념법과 조식법은 삼일신고의 가르침 속에 이미 있는 것이다.
서기전3528년경 태호복희는 삼신(三神)을 통(通)하고 만가지 이치를 통하였으며, 삼신산(三神山)에 올라 하늘에 제사지내고 천하(天河)에서 괘도(卦圖)를 얻으니, 이것이 태호복희 8괘역(卦易)이다. 천지인의 삼극의 이치를 포함하여 세 번 끊기고 세 번 이어져 변화무궁한 역으로서, 곧 건태리진곤간감손(乾兌離震坤艮坎巽)의 8괘역인 것이다.
또 태호복희는 신룡(神龍)이 태양(해)을 좇는 것을 살펴서 하루에 열두번씩 색을 바꾸는 것으로 보고 한역(桓易)을 만들었다 하는 바, 이는 하루의 시간대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12지지로 나눈 것을 의미하며, 태호복희 8괘역의 연장선에 있다. 즉 윷놀이판의 역(易)은 한역(桓易)이며, 윷놀이판의 4방, 8방, 12방의 역은 곧 4괘역, 8괘역, 12역이 되는 것이다.
▲ 윷놀이판- 한역(桓易)의 결정체 © 천산태백 칼럼니스트 | |
또한 태호복희는 배달나라 초기부터 사용되어온 계해(癸亥)로 시작하는 역법을 갑자(甲子)로 시작하는 역법으로 정하였다. 이는 역법의 기준을 계해로 하는 6계(癸), 60계해(癸亥)가 아니라, 갑자로 시작하는 6갑(甲), 60갑자(甲子)로 정하였다는 뜻이 된다.
즉 10천간과 12지지의 순서를 계갑을병정무기경신임(癸甲乙丙丁戊己庚辛壬), 해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亥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의 순으로 하지 않고, 이를 바꾸어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순으로 하였다는 것이 된다.
태호복희의 여동생인 여와(女媧)는 태호복희의 제도를 계승하였으며, 스스로도 신통하여 진흙으로 사람모양을 만들어 7일만에 기(氣)를 불어 넣어 살려서 전쟁에 사용하니 적들이 감히 덤비지 못하였다라고 전해온다. 여와의 역사적 사실은 기독교 구약성경의 창세기 여호와의 업적과 연관되어 있다.
태호복희와 동시대의 인물로 동문수학(同門修學)한 발귀리(發貴理) 선인(仙人)은 배달조선의 4선인 중의 한분으로서, 무극(無極)과 반극(反極)과 태극(太極)의 이치를 노래로써 설파한 글이 소도경전본훈(蘇塗經典本訓)에 실려 있다.
서기전3218년경 염제신농(炎帝神農)은 의약(醫藥)을 발전시켰다. 손수 풀을 뜯어 맛을 보면서 약효(藥效)를 연구하였다. 염제신농은 배달나라 유웅국의 시조인 소전씨(少典氏)의 아들로서 농사담당인 우가(牛加)를 지낸 인물이며, 뒤에 산동 서쪽 지역의 진(陳) 땅을 중심으로 하였던 태호복희(太晧伏羲)의 나라를 접수하여 염제국(炎帝國)의 시조가 되었다.
배달나라 제후국인 염제국은 배달나라 제도를 본땄음이 분명한 바, 농사짓는 법, 농기구 제작법, 시장(市場)을 통한 물물교환, 문자, 혼인법 등을 시행하였던 것이 된다.
서기전2700년경 자부선인(紫府仙人)은 발귀리(發貴理) 선인(仙人)의 후손으로서 도학(道學)의 학문이 높았다. 자부선인의 학문이 배달나라 학문을 대표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부선인은 발귀리선 인과 함께 배달조선의 4선인(仙人)의 한분이시다.
자부선인은 배달나라 14대 치우천왕 시대의 인물로서, 그 유명한 삼황내문경(三皇內門經)을 지으신 분이기도 하다. 삼청궁(三淸宮)에서 살았는데, 삼청궁은 청구국(靑邱國)의 대풍산(大風山)의 남쪽에 있었다.
자부선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신명(神明)하여 도(道)를 얻어 날아다녔다라고 하며, 일찌기 해와 달의 운행을 측정하여 정리하고 오행(五行)의 수리를 따져서 칠성력(七星曆)인 칠정운천도(七政運天圖)를 저작하였다. 즉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를 밝히고 칠성력이라는 달력을 만든 것이다.
배달나라 초기부터 내려온 칠회제신력(七回祭神曆)이 곧 칠성력이기도 한데, 자부선인이 다시 천문을 관측하여 정리한 것이 된다. 칠회제신력이란 일월수화목금토로 이루어진 7일을 주기로 하여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달력을 가리킨다.
칠성력은 일월수화목금토의 7성(星)을 기준으로 만든 7일을 주기로 하는 달력이란 뜻이며, 태양이 하루하루 뜨고 지는 주기를 기준으로 하였으므로 태양력(太陽曆)이기도 하다.
칠정운천도(七政運天圖)는 태양(해), 태음(달, 月), 수성(水星), 화성(火星), 목성(木星), 금성(金星), 토성(土星) 등 7개의 별이 하늘을 운행하는 모습을 관찰하여 만든 운행도(運行圖)로서 칠성력의 기초가 된다.
해달, 수화목금토의 칠정(七政), 칠성(七星)이 나타내는 기(氣)가 곧 음양오행(陰陽五行)이 되며, 음양오행은 음양중(陰陽中)의 중(中)을 세분화하여 오행(五行)으로 펼쳐 만든 역(易)이 된다.
하늘에도 음양중(陰陽中)이 있으니 곧 해달별이며, 별은 중(中)으로서 여기에는 수화목금토(水火木金土)의 별이 해당된다. 중(中)에도 다시 음양중(陰陽中)이 있으니, 금화(金火)의 본 바탕이 양(陽)이며, 수목(水木)의 본 바탕이 음(陰)이며 토(土)는 중(中)이 된다.
북극에 있어 하루에 한바퀴씩 운행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북두칠성(北斗七星)이 해달의 음양과 수화목금토의 오행 등 칠성(七星)으로 연역되고 동서남북중의 방향을 설정하니 칠정(七政)의 역법(曆法)과 음양오행의 역(易)이 상관되는 것이다.
윷놀이판의 그림이 곧 한역(桓易)인 바, 한역을 윷놀이로 만드신 분이 바로 자부선인이시다. 이 한역은 배달나라 초기 신지(神誌) 혁덕(赫德)이 가르친 것을 자부선인이 재차 정리한 것이 된다.
오행론은 뒤에 창기소(蒼其蘇)라는 사람이 오행치수(五行治水)의 법을 밝혔는데, 이것이 황부중경(黃部中經)에 속하는 것이며, 단군조선 태자부루가 서기전2267년 갑술년에 주관한 도산회의(塗山會議)에서 우(虞) 사공(司空) 우(禹)에게 가르친 오행치수법(五行治水法)인 것이다.
자부선인은 배달나라 문자로 내려오던 녹도문(鹿圖文)에서 우서(雨書)를 만들었다. 우서는 빗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에 착안하여 만든 상형문자가 된다.
자부선인은 서기전2697년 이후부터 약 10년간에 걸쳐 치우천왕과 탁록전(탁鹿戰)을 벌이는 등 100여회의 난(亂)을 일으킨 황제헌원에게 도(道)를 깨우치게 하였다. 삼황내문경은 자부선인이 황제헌원(黃帝軒轅)에게 준 가르침이다.
삼황내문경은 배달나라 초기 문자인 녹서(鹿書)로 기록된 세편으로 나뉘어진 책이다. 후대에 생긴 신선음부설(神仙陰符說)은 이 삼황내문경에서 나온 것이 된다. 즉 황제헌원이 자부선인으로부터 전수받은 삼황내문경은 후대에 고대중국 도교(道敎)의 뿌리가 되었던 것이다.
서기전2698년 계해년에 출현한 황제헌원은 배달나라 웅족 출신으로서 염제신농보다 520년 후의 인물이며, 치우천왕에게 100여회 도전하였다가 결국 자부선인의 가르침으로 도를 깨닫고 신하로 되돌아 왔는 바, 유웅국(有熊國) 왕으로서 황제(黃帝)로 인정받은 천자(天子)가 되었던 것이다.
황제헌원은 배달나라의 운사(雲師)라는 명칭에서 벼슬이름에 운(雲)자를 쓰기도 하고, 당시 동방의 청제(靑帝)가 되는 창힐(蒼詰) 천자(天子)로부터 문자(文字)를 도입하였으며, 역법(曆法)과 음악(音樂)을 정리하는 등 배달나라 제도를 그대로 본따 다스림에 사용하였다.
서기전2514년경 황제헌원의 뒤를 이어 유웅국의 왕이 된 소호국(少昊國) 백제(白帝)의 아들인 소호금천씨(少昊金天氏)는 벼슬이름을 새이름으로 하고 총리를 봉황으로 정하였는 바, 이 봉황은 후대 소호금천씨의 후손인 김씨족의 나라 신라와 가야의 문화로 이어져 왕(王)으로 승격되어, 오늘날 대한민국 대통령의 문장(紋章)이 되었다.
조홍근 <hanmunhwa@hanmail.net>